https://m.zdnet.co.kr/column_view.asp?artice_id=20141104074223#imadnews
마크 주커버그는 고등학생 시절인 2000년대 초반에 시냅스(Synapse)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사용자가 듣는 음악의 패턴을 파악해서 자동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주는 MP3용 소프트웨어였다. 상당한 히트작이었다. 어떤 회사가 꼬맹이 주커버그에게 10억 원을 제시하면서 스카우트를 제안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런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시냅스에 대한 소문은 해커들을 중심으로 널리 회자되었다. 전문적인 프로그래머가 아닌 주커버그가 어떻게 그런 스마트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다. 그러한 궁금증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을 때 주커버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수학이요.”
자신이 작성한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사용자의 음악패턴을 포착하는 수학 공식에 있었다는 대답이었다. 그러한 수학이 요즘에는 머신러닝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 중간 생략 ]
구글 뉴스를 보면 다양한 기사들이 보기 좋게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는데, 그러한 분류를 어떤 사람이 일일이 수행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구글의 프로그램이 부지런히 뉴스를 긁어오면 문서를 분류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자동적으로 문서를 내용에 맞는 범주로 분류한다. 구글이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무인 자동차도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탑재해서 경험을 쌓을수록 운전 실력이 더욱 정교해진다.
불법소프트웨어나 악성코드를 검출할 때도 머신러닝이 활용되고 있고, 금융권에서 대출심사를 할 때, 주식시장을 예측할 때, 신용카드 범죄를 포착할 때에도 머신러닝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게임에서, 공장에서, 전자상거래에서, 병원에서, 보험회사에서, 기상예보에서, 온라인광고에서, 교육에서 머신러닝은 이미 활용되고 있으며, 적용되는 범위가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머신러닝이 프로그래머를 대체할 거라는 이야기가 믿기 힘들다면, 사람 웹디자이너가 수행하는 사이트 개발과 디자인을 머신러닝이 대신할 거라는 이야기는 어떻게 들리는가? 이것은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드(thegrid.io)는 현실이다. 사이트를 방문해서 확인해보라. 가까운 장래에 우리가 방문하는 웹 사이트의 대부분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만든 장소로 변하게 것이다.
머신러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을 보통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라고 부르는데, 현재 전문적으로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데이터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머신러닝의 기본적인 개념과 그것을 실전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 그것은 마치 일상적인 프로그래밍을 위해서 컴파일러의 내부를 자세하게 알 필요는 없지만, 좋은 컴파일러를 선택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프로그래밍의 시대는 확실히 저물고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 시대의 종말은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의미할 뿐이다. 물경, 새로운 의미에서의 프로그래밍의 시대가 동트는 새벽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기회의 바다다.